첫번째 회복러닝 40분의 대장정 (2020.10.15)

2020. 10. 16. 00:19jamie의 회복러닝이야기

 

 

나이키런
2020.10.15

 

 

 

 

 

 

 

 

 

 

 

 

 

 

 

 

 

 

 

 

 

 

 

 

 

 

 

 

 

 

 

 

 

 

 

 

 

 

 

 

첫번째 회복러닝이 시작되었다. 

나는 ROCT 소대장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 6월30일 전역한 소위말하는 백수이다. 

소대장시절 나는 사단에서 체력측정을 하면 다른 종목도 물론 특급이었지만 뜀걸음은 항상 1등이었다. 

뜀걸음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그렇지만 난 처음부터 잘하진 못했다. 

학군단에 있을 때만해도 체력은 약골에 주변 동기들에게 피해를 주는것만 같아 항상 눈치가 보였고 미안했다. 

 

겨울 기초군사훈련 기간은 다가오는데 뭐 그렇다할만한 방도가 없었다. 그냥 그상태 그대로 훈련에 들어가 또 나자신을 한탄하며 의기소침모드로 들어가는 수밖엔... 

 

그런데.. 계속 그런 내 자신이 싫었다. 마음은 당장이라도 박차고 일어나서 뛰기라도 한다면 할 수는 있는 노릇이었지만 실상은 그냥 일어나기 싫은 아침에 계속울리는 알람을 끌 수는 있지만 끄기는 싫은 그런 느낌과 동일한 몸의 움직임을 보였다.

 

당장에 훈련에서는 잠깐의 쪽팔림이겠지만 돌아와서가 문제였다. 동기들에게 안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지도 않았고 하기싫은것을 마주할 때마다 온갖말도안되는 이유를 가져다 붙이는 내자신이 싫기도 했다.. 

 

그래서 무작정 달렸다. 달리고 또 달린것 같았다.ㅋㅋㅋ

무식하게 하루에 20바퀴씩 2주동안 돌았다.

처음 3km측정 16분30초.. 불합격이다. 한참모자랐다. 

 

그래도 달렸다 미친듯이 달렸다. 

될지 안될지의 문제는 뒷전이었다. 

설마 안뛴것만 못하겠어? 뛰면 늘겠지 하는 마음뿐이었다. 어차피 아무것도 안하면 난 그 자리 그대로 일테니까 그것보단 나았다.

그렇게 2주후 기초군사훈련에 임할때도 매일 기상후 동기들과 전투화신고 뛰고 저녁에도 뛰었다. 

 

그렇게 숨이 끊어질것 같았던 첫번째 체력검정에서 

12분30초.. 가 나왔다. 하얀끈이 보였고 5초남은 상황에서 폐가 찢어질 듯이 아팠지만 계속 달렸던 것이 4분을 단축시켜버린것이다. 

 

하면된다는 걸 그때 처음으로 느꼈고 소대장으로 임관후 자대배치 받고 말년언저리까지는 특급을 계속 유지했던것 같았다. 

 

이게 한번 유지하니까 중간에 포기하는것도 특급을 받지 못하는 것도 나 자신에게 지는 것같아 자존심이 상했다. 

 

군에 있을 때는 못뛰는 동기의 멱살을 잡거나 등을 밀어 내 몸하나를 더 이끌고 특급을 받은적도 있었고 

폐가 아프고 코피가 나는 것 같았지만 서로 부등켜 앉고 엄청 기뻐했던 기억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한참이 지난 일이지만 난 다시 시작해보고싶다. 

사실 지금은 허리디스크라는 질병을 얻은 상태이고 

너무 힘들지만 굴복하고 싶지 않아졌다. 

계속 이렇게 살기엔 부모님께 죄송하다. 

난 여태 해보지도 않고 시도도 안해보고 속단해버리는 병..... 이었지만... 앞으로 그리 살지 않기로 했다.

 

바로 이 회복러닝으로 말이다. 

오늘 7km를 뛰었다 발목이 아프고 종아리가 아프다

맞다 무리했다 근데 기분이 너무 좋다 .

상쾌하고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